작품 소개 : 가난한 선비, 허생이 아내의 잔소리에 집을 뛰쳐나가 매점매석하여 큰돈을 벌고, 북벌을 준비 중인 이완 대장을 만나 양반들의 위선을 신랄하게 풍자하며 사라진 이야기.
<작가>
박지원 1737 ~ 1805
영, 정조 때의 문신, 학자. 본관은 반남, 자는 중미, 호는 연암. 이용후생학을 추구한 실학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관심 및 언행일치를 이룬 참된 양반.
작품: <열하일기>, <연암집>
<줄거리>
묵적골에 사는 허생은 온종일 책만 보는 가난한 선비였다. 어느 날 허생의 아내는 글만 읽고 있는 허생에게 돈을 벌어오라며 잔소리를 했다. 결국 허생은 아내의 등쌀에 못 이겨 7년 만에 공부를 중단하고, 한양 제일 갑부 변 씨를 찾아가 일만 냥을 빌린다. 일만 냥을 얻은 허생은 온갖 과일을 사들였다. 허생이 과일을 몽땅 쓸어가자 나라 안의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상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허생에게 10배의 돈을 주고 과일을 되사게 되었다.
이번에는 말총을 사재기했다. 그러자 망건 가격이 10배로 뛰어올랐다. 만 냥에 나라 경제가 흔들리는 상황을 보며 허생은 한탄을 한다. 큰돈을 번 허생은 도둑들을 모아 사문(沙門 동남아 어느 지역)과 장기(長崎 나가사키) 사이에 있는 무인도로 들어갔다. 허생이 도둑을 몽땅 쓸어 가서 나라 안은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빈 섬에 터를 잡은 도적들에게 허생은 식솔들과 함께 3년간 농사를 짓게 했다. 그리하여 곡식을 팔아 큰돈을 벌고, 장기도의 흉년을 구휼하여 은 백만 냥을 얻기도 한다. 허생은 번 돈의 반을 도둑들에게 모두 나눠주고, 글을 아는 사람들을 모아서 섬을 빠져나온다.
허생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가난한 이를 구제했다. 그리고 남은 10만 냥은 변 씨에게 갚았다. 돈에 휘둘리지 않는 허생의 당당한 모습에 감동한 변 부자는 허생과 친교를 맺는다. 허생의 집에 양식이나 옷이 떨어질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주었다. 혹 술병을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서로 술잔을 기울여 취하도록 마셨다. 돈독한 관계가 된 변 씨는 허생에게 큰돈을 벌게 된 방법을 물었다. 허생은 매점매석으로 돈을 벌었지만 이는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며 매점매석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이완은 북벌을 준비하는 어영대장이었다. 변 씨에게 허생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허생을 찾아가 나라의 인재가 돼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허생은 이완을 못 본 척하며 변 씨가 가지고 온 술만 들이켰다. 허생은 밤이 깊어서야 비로소 이완 대장을 불렀다.
그리고는 나라를 위한 몇 가지 계책을 제시한다.
첫 째, 인재에 대한 임금의 삼고초려.
두 번째, 망명한 명나라 장졸들의 추대.
세 번째, 청나라와의 교류.
그러나 이완은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명분을 앞세우며 북벌을 주장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대부의 무능에 화가 난 허생은 이완의 칼을 빼앗아 그의 목을 찌르려 했다. 그러자 이완은 체통도 집어던지고 급히 뒷문으로 도망을 쳤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집이 텅 비어 있고 허생은 간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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