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박지원] 광문자전 줄거리

작품 소개 : 광문의 신의 있는 행동과 따뜻한 마음씨를 칭송함.

<작가>

박지원 1737 ~ 1805
영, 정조 때의 문신, 학자. 본관은 반남, 자는 중미, 호는 연암. 이용후생학을 추구한 실학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관심 및 언행일치를 이룬 참된 양반.
작품: <열하일기>, <연암집>

<줄거리>

'광문'은 종루(鐘樓 종로 네거리)를 떠돌아다니는 거지이다. 많은 거지 아이들이 광문을 두목으로 추대하여 그들의 소굴을 지키게 하였다. 어느 겨울날 거지 아이 하나가 죽자, 거지 패거리는 광문을 의심하며 그를 매질하여 쫓아낸다. 광문은 마을에 들어가 여염집에 숨으려다 개가 짖는 바람에 도둑으로 몰린다. 그러나 광문의 순박한 행동에 주인은 도둑이 아님을 알고 풀어준다.

그는 거적 하나를 구해 수표교 아래에 버려진 거지 아이의 시체를 수습하여 정성스레 장사를 지내 주었다. 광문의 행동에 감동받은 주인은, 그를 약방에 추천한다.
그러나 약방 주인의 돈이 없어지자 광문은 의심받는다. 광문은 그럼에도 묵묵히 자기 일을 열심히 한다. 며칠 뒤 진실이 밝혀지고 광문의 무고함이 밝혀진다. 약방 주인은 광문에게 사과하며 그의 의로움을 널리 알려 칭찬을 했다. 이에 한양성의 많은 사람들이 광문의 의로움을 알게 되었다.

광문의 외모는 비록 추했으나 착하고 신의가 있으며, 남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싸움을 익살스럽게 중재하는 재치가 있어서 싸움을 하던 사람들도 광문을 보면 먼저 웃고 화해를 했다. 광문은 마흔이 넘도록 머리를 땋고 다녔다. 사람들이 아내를 얻으라고 권하면 자신의 누추한 외모를 들어 사양했다. 집을 마련하라고 하면 가족이 없는데 굳이 집을 마련할 이유가 없다며 역시 손사래를 쳤다.

이렇듯 욕심 없고 충직한 성격으로 광문의 인기는 자자했다. 한양의 아름답고 이름 있는 기생들조차 광문이 소리를 맞춰주어야 제대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어느 날 별감들과 왕의 사위가 이름난 기녀 운심(雲心)을 찾아왔다. 술자리에서 운심의 춤을 감상하려 했지만 운심은 좀처럼 춤을 추지 않았다. 그러자 광문이 대뜸 들어와서 윗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장단에 맞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제야 운심이 일어나서 광문을 위해 칼춤을 추었다. 이에 사람들은 크게 즐거워하고 광문과 벗이 되기를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