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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가와바타 야스나리(かわばた やすなり) 1899 ~ 1972

일본의 소설가. 노벨문학상(1968) 수상.

전통적인 일본의 아름다움 속에서 독자적인 문학의 세계를 창조해 근대 일본문학사상 부동의 지위를 구축했다.

작품 : <설국>, <센바즈루>, <이즈의 무희>, <수정환상>, <서정가>, <금수>, <천 마리 학>

 

< 한 줄 요약 >

 

고아인 고등학생이 떠돌이 극단과 길동무가 되면서, 어린 무희에게 느끼는 연정과 애환.

 

< 줄거리 >

 

20세의 고등학생인 나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탓에 고아가 되었다.

나는 고아란 이유로 성격이 삐뚤어졌다고 생각하며 많은 반성을 한다.

그러나 외로움과 우울감으로 나는 혼자 '이즈'로 여행을 떠난다.

 

일고의 학생모를 쓰고 기모노에 하카마 차림을 한 나는 '떠돌이 극단 일행'을 만난다.

날씨가 무척 추웠으므로 나는 아마기 산길의 찻집에서 추위를 피했다.

심한 추위에 유랑 극단 일행을 걱정하자 주인 할머니는 떠돌이 광대들이라며 경멸한다.

그 당시 유랑 예인들은 걸인처럼 천하게 취급받았다.

 

 

나는 떠돌이 극단의 어린 무희에게 호감이 생겨 그들과 '시모다'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오시마'에서 온 그들은 가족들이었다.

24세의 청년 '에이키치'는 일행의 리더이자, 어린 무희의 오빠였다.

도쿄에서 한 신파 배우의 무리에 참가하기도 했던 그는, 어린 동생까지 유랑 생활을 해야 하는 점을 내내 가슴 아파했다.

'치요코'는 19세로 에이키치의 아내였다. 얼마 전 조산으로 낳은 아이가 일주일 만에 죽어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상태였다.

 

40대 여자는 '치요코의 어머니'이자 에이키치의 장모였다.

그리고 내가 호감을 느낀 무희, '카오루'는 기모노를 입고 화장을 하고 있어서 열일곱 살 정도로 보였다.

 

 

처음 나는 그 소녀가 혹시 몸을 파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화장기 없는 그녀는 실제 14세로 계란형의 청순한 소녀였다.

아름다운 흑발에 빛나는 큰 눈의 그녀는 꽃처럼 웃었다.

오동나무처럼 쭉 뻗은 다리를 가진 그녀가 하얀 나신으로 목욕탕에서 뛰어나와 천진하게 손을 흔들자 나의 의혹은 맑게 정화되었다.

 

 

여행 도중 나는 그들과 샘물을 나눠 마시기도 하고 카오루와 오목을 두기도 했다.

산길을 오르는 도중 카오루가 나를 가리켜 '좋은 사람'이라고 했을 때, 나는 무척 기뻤다.

나는 고아라 성격이 삐뚤어졌다는 핸디캡이 있었다.

그런 내게 세상의 평범한 의미로, '좋은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은 말할 수 없이 고마운 일이었다.

 

 

그들과 배경의 차이를 신경 쓰지 않고 호의를 베푸는 내게 그들 역시 진심으로 나를 대했다.

나는 카오루의 천진함과 그들의 순박한 마음에 따뜻함을 느꼈다.

 

시모다에 도착한 나는 일행들과 활동사진을 보러가려고 했다.

그러나 치요코는 몸이 안 좋았고, 카오루만 가는 것에 사돈여자는 반대했다.

결국 나는 혼자 활동사진을 보러 갔다.

나는 어디선가 카오루의 북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 서글퍼 눈물을 흘렸다.

 

 

다음날 도쿄로 돌아가야 하는 나는 유랑극단 일행과 작별을 해야 했다.

나는 얼마 안 되는 돈을 아이 49재에 쓰라고 에이키치에게 주었다.

치요코와 어머니는 아쉬워하며 겨울방학 때 꼭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출발 당일, 카오루의 오빠인 에이키치만이 승선장까지 배웅하러 왔다.

그런데 선착장에 가자 카오루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카오루는 이별이 슬픈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한 광부가 내게 한 할머니를 도쿄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했다.

할머니는 아들과 며느리가 얼마 전 죽은 탓에, 아이 셋을 데리고 도쿄로 가야했다.

나는 흔쾌히 승낙했다.

 

마침내 배가 멀어지자 카오루는 부두에서 손을 흔들며 이별의 마음을 전했다.

나는 이별을 슬퍼하며, 이즈 반도가 사라질 때까지 오시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선실에 들어간 나는 펑펑 울었고, 한바탕 울고 나자 머리가 맑고 상쾌해졌다.

 

 

저녁이 되자 옆에 있던 소년이 내게 초밥 보따리를 내밀었다.

나는 소년의 초밥을 먹고, 추위를 피해 소년의 학생망토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제 나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소년의 체온으로 몸을 녹이면서 나는 진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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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클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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