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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 자전거 도둑인 서미혜와 영화 '자전거 도둑'을 함께 보며, 각자 느낀 어린 시절의 아픔.

<작가>

김소진 1963 ~ 1997
소설가. 신문기자. 민중들의 해학과 인간미를 주제로 작품을 전개했다.
작품: <장석조네 사람들>, <열린사회와 그 적들>, <자전거 도둑>, <신풍근 배커리 약사>

<줄거리>

신문 기자인 나(김승호)는 누군가 내 자전거를 몰래 훔쳐 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챈다. 처음엔 범인이 이웃집 도배공의 아들, 봉근이라 생각했지만 어느 날 내 자전거를 타고 있는 위층의 에어로빅 강사, 서미혜를 발견한다. 나는 서미혜를 생각하며,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적 영화인 '자전거 도둑'을 떠올린다. 어린 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혹부리 영감'에게 수모를 당하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영화 속의 상황과 같았기 때문이다.

영화 <자전거 도둑>의 '안토니오'는 2차 세계대전 후, 오랜 실업 끝에 포스터 붙이는 일을 구하게 된다. 그는 아내의 헌 옷까지 전당포에 맡겨 간신히 자전거를 장만한다. 그러나 아들 브루노와 일을 하러 나간 첫날, 자전거를 도둑맞는다. 간신히 자전거 도둑을 잡지만, 그의 집은 무척 가난했고, 젊은 도둑은 급기야 간질 발작까지 일으킨다. 실의에 빠진 안토니오는 축구장 밖에 즐비한 자전거 중 한 대를 훔쳐 타고 달아나지만, 곧 자전거 주인에게 잡혀 아들 브루노 앞에서 치욕을 당한다.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소주 두 병 때문에 혹부리 영감 앞에서 눈물을 머금고 아들을 매질했던 아버지가 생각나 나를 아프게 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한 평도 안 되는 구멍가게를 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도매가게인 '수도 상회'에서 정부미 포대에 팔 물건을 담아왔다. 수도 상회 주인인 혹부리 영감은 같은 함경도 출신으로 매우 인색했고 몰인정했다. 그리고 나의 동창 나미의 할아버지였다.

어느 날 떼어 온 물건을 확인하던 중, 진로 소주 두 병이 비는 것을 발견했다. 중풍으로 말이 어눌했던 아버지는 나를 혹부리 영감에게 보내 사정을 해 보지만, 무시당하고 만다. 며칠 후 물건을 떼러 간 아버지는, 이전에 덜 왔던 소주 두 병을 몰래 자루에 넣다가 그만 혹부리 영감에게 들키고 만다. 그로 인해 거래처를 끊기게 될까 봐 아버지의 눈빛은 매우 초조했다. 나는 아버지가 불쌍해서 내가 소주를 훔쳤다고 거짓말을 했다.

혹부리 영감은 거래를 끊지 않는 대신, 아버지에게 나의 버릇을 고치라고 요구했다. 아버지는 눈물을 머금은 채 혹부리 영감 앞에서 어린 나의 뺨을 호되게 때렸다. 뺨을 맞은 나는 아프다는 느낌보다 혹부리 영감에 대한 복수에 이를 갈았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재촉하는 화려한 복수를 감행한다.
퇴근길, 나는 자전거 도둑인 서미혜를 전철 안에서 우연히 만난다. 자전거를 매개로 나와 서미혜는 친해지고, 영화 '자전거 도둑'을 함께 보기로 한다. 서미혜의 집에서 영화를 보던 나는, 다시 혹부리 영감에게 복수를 하던 때를 생각한다.

어린 나는 혹부리 영감에게 복수하기 위해, 한 밤 중 하수도 맨홀을 통해 수도 상회에 잠입했다. 술병을 열어 술을 모조리 쏟아버렸고, 혹부리 영감이 아끼는 돈궤에는 똥을 한 바가지 싸 놓았다. 그리고 수도 상회 간판은 하수구에 쳐 박아버렸다.
다음 날, 혹부리 영감은 난장판이 된 가게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사람들은 야박했던 혹부리 영감을 고소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수도 상회는 새로 생긴 슈퍼마켓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고, 혹부리 영감도 곧 죽고 말았다.

한편, 서미혜는 간질 발작을 하는 영화 속 자전거 도둑을 보고, 어릴 적 죽은 친오빠 민석을 생각한다. 미혜에게는 자전거를 잘 타던 친오빠 '민석'이 있었다. 어느 날, 어린 미혜를 자전거에 태우고 집에 가던 오빠는 간질 발작으로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 그날 이후, 어머니는 오빠를 다락에 가둬 키웠고, 아버지는 오빠로 인해 술로 세월을 보내다 일찍 돌아가셨다. 비록 다락에 갇힌 몸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성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 오빠는 어린 미혜를 성추행하는 사고를 치고 만다.

얼마 뒤, 어머니는 친정에 가면서 미혜에게 오빠 밥을 차려 주라고 한다. 그리고 자물쇠를 주며 밥 먹을 때 외엔 다락방을 잠그라고 했다. 그러나 미혜는 오빠에게 밥도 차려 주지 않고, 아예 다락방을 잠그고는 친구 집에 가서 일주일을 지냈다. 그 뒤 오빠는 곧 죽고 말았다.

미혜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기사 마감을 핑계로 그녀의 집을 나온 후, 한 동안 그녀를 찾지 않았다. 어느 날 나는 철로 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미혜를 발견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내 자전거가 아닌 다른 이의 자전거를 훔쳐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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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클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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