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 학대받는 아씨를 사랑한 벙어리 삼룡이의 죽음.
<작가>
나도향 1902 ~ 1926
소설가. 1922년 <백조> 창간호에 「젊은이의 시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옴. 초기의 작품은 낭만주의였으나, 그 후 사실주의 소설을 많이 창작함.
작품: <여 이발사>, <뽕>, <벙어리 삼룡이>, <물레방아>
<줄거리>
14~5년 전, 내가 열 살 안팎인 때의 일이다. 연화봉은 지금은 빈민굴이지만 14~5년 전에는 나름 잘 사는 동네였다. 그 동네에 인심이 후하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오 생원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오 생원의 집에는 충직한 하인 삼룡이가 있었다. 그는 벙어리였고 못생겼지만 눈치가 빠르고 충직하여, 오 생원의 신임을 받았다.
오 생원에게는 3대 독자 아들이 있었는데, 망나니였다. 오 생원이 하도 오냐오냐해서 버릇이 없었다. 동네 사람들은 물론 심지어 오 생원의 아내조차도 아들의 버릇을 고쳐주라 했지만 오생원은 듣지 않았다. 그 아들은 벙어리인 삼룡이를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다. 말 못 하는 벙어리라고 업신여기며 때때로 주먹으로 허리를 찌르기도 하고 발길로 엉덩이를 찼다. 그러면 삼룡이는 어린것이 철없이 그런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귀엽게 여기며 힘없는 팔, 다리로 무쇠 같은 자기 몸을 건드리는 것이 앙증맞아 방그레 웃곤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오 생원 아들의 패악질은 점점 더 심해졌다. 낮잠 자는 삼룡이 입에다가 똥을 먹이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자고 있는 삼룡이의 두 팔, 다리를 동여매고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화승 불을 붙여 놓아 발버둥 치며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이럴 때마다 벙어리 삼룡이는 비통한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주인의 아들을 원망하기보다 자기가 병신인 것을 탓하였다. 삼룡이가 마음만 먹으면 주인집 아들 정도는 단번에 제압할 수 있었지만, 삼룡이는 주인집 아들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인집 아들이 동네 아이들과 싸움이 붙어 맞으면 대신 편을 들어주었다. 그러자 동네 아이들은 삼룡이가 무서워 주인집 아들에게 덤비지 않았다.
주인집 아들이 17세가 되어 장가갈 나이가 되었다. 색시의 나이는 두 살 많은 19세였다. 집안의 문벌이 얕은 것이 약점인 오 생원에게는 오직 문벌이 높은 집안이 사돈의 1순위였다. 그러나 문벌이 높은 집에서 문벌이 낮은 오 생원 네와 굳이 사돈을 맺을 까닭은 없었다. 오 생원은 쇠락한 양반집 딸을 돈을 주고 며느리로 데려왔다.
며느리는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슬하의 외동딸이었다. 비록 쇠락한 집이긴 했지만 양반집 딸인 며느리는 행실이 바르고 품위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오 생원 아들의 못난 행실과 더욱 비교되어 동네에서는 색시가 아깝다며 수군거렸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못난 오 생원의 아들은 자격지심에 색시를 더욱 미워했다.
결국 혼인한 지 며칠이 못 되어 그는 색시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 일로 아버지께 꾸중을 듣자, 방에 들어와서 다짜고짜 신부의 머리채를 쥐고 욕을 했다. 밥상을 가져오면 밥상을 마당으로 던지고, 옷을 가져오면 그 옷을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색시가 울면 요사스럽다고 때리고, 또 말이 없으면 빙충맞다고 때렸다.
삼룡이는 고운 아씨를 구박하는 것은 천 벌을 받을 일이라 생각했다. 자기는 새서방에게 개나 돼지같이 얻어맞더라도, 색시가 자기처럼 얻어맞는 것은 너무 무서운 일이었다. 어린 주인이 천벌이나 받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하였다. 여느 남자 하인들과 달리 삼룡이는 안채 출입이 자유로웠다. 어느 날 술에 취한 주인집 아들을 삼룡이가 업어다가 방에 눕혀 준 일이 있었다. 아씨는 고마워하며, 삼룡이 에게 비단 헝겊 자투리로 부시쌈지를 만들어주었다. 그것을 본 주인집 아들은 새 아씨를 한 밤 중에 마당으로 끌고 나와 두들겨 팼다. 삼룡이도 실컷 두들겨 맞고, 자유롭던 안채 출입도 금지당했다.
어느 날 하녀가 약을 지어 가는 것을 본 삼룡은 누구의 약인지 물어보았다. 아씨의 약이라는 말에 삼룡은 아씨 걱정을 하다 아씨가 명주 수건으로 목을 매려는 것을 보자 아씨를 말렸다. 하지만 주인 아들에게 의심을 사서, 삼룡이와 아씨가 정을 통하였다는 소문이 났다. 삼룡은 죽도록 얻어맞고 주인집에서 쫓겨났다.
그날 밤 오 생원의 집에 영문 모를 불이 난다. 삼룡은 불이 난 집으로 기꺼이 뛰어들어 주인을 구한다. 그리고 다시 들어가 아씨를 찾았다. 살려달라며 삼룡에게 매달리는 주인집 아들을 걷어 찬 삼룡은 죽으려고 이불을 쓰고 누워있는 아씨를 발견한다. 불길이 심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삼룡은 아씨를 안고 지붕으로 올라갔다.
숨이 끊어지는 순간, 아씨를 품에 안은 삼룡은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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