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김시습] 금오신화/취유부벽정기 줄거리

작품 소개 : 홍생이 부벽정에서 선녀 기씨녀와 한시를 주고받으며 사랑한 이야기.

 

 

작가

 

김시습 1435 ~ 1493
조선 초기의 성리학자, 문학가, 절의를 지킨 생육신, 승려. 최초로 남녀 사이의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 금오신화를 씀. 농민의 고통을 대변한 저항 시인. 철저하게 기(氣) 일원론(주기론)을 주창한 성리학자.
작품: <금오신화>

 

줄거리

 

개성에 '홍생'이라는 부호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젊고 잘생긴 데다 글재주도 훌륭했다. 그는 추석을 맞아 장사 겸 여행으로 평양에 왔다. 홍생이 베를 실로 바꾼 후 배를 강가에 대자, 성안의 이름난 기생들이 모두 나와 홍생을 유혹했다. 홍생의 친구인 이생은 잔치를 베풀어 홍생을 환영했다. 홍생은 술이 취하자 흥취를 견디지 못하고 배를 타고 부벽정 아래로 갔다. 그는 정자 위에 올라가서 고구려의 흥망을 탄식하는 시를 짓고 읊었다. 홍생이 시를 한 구절을 읊을 때마다, 구슬픈 운율은 깊은 물에 잠긴 용을 춤추게 하고 외로운 과부를 울릴 만하였다.

 

 

그러자 아름다운 한 여인이 시녀들과 함께 나타났다. 그녀는 귀족 집안의 처녀 같이 몸가짐이 정숙하였다. 여인은 홍생의 글재주를 칭찬하면서 음식을 대접하였다. 홍생은 처녀와 서로 시를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처녀의 신분을 물었다. 처녀는 자신은 은왕의 후예이자 기자의 딸이라고 했다. 그녀는 부왕이 위만에게 왕위를 빼앗긴 후 죽으려고 했으나, 신선이 된 선조의 도움으로 불사약을 먹고, 하늘에 올라가 선녀가 되었다. 그런데 달이 밝은 오늘 고국 생각이 더욱 간절하여 지상에 내려왔다고 말했다.

 

 

홍생은 '기씨녀'와 사랑과 고국의 흥망성쇠에 관한 시를 좀 더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불더니 기씨녀는 하늘로 올라가고, 그들이 주고받은 시는 날려버렸다.
정신을 차린 홍생은 기씨녀의 시를 기록했고, 가슴에 쌓인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함을 한탄했다. 홍생은 그 후 그 여인을 잊지 못해 병을 얻었다.
어느 날 홍생이 꿈을 꾸었는데, 기씨녀의 주선으로 옥황상제가 홍생을 견우성 막하의 종사관으로 삼았으니 올라오라는 내용이었다. 꿈에서 깬 홍생은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분향하고 누웠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홍생은 아마 신선을 만나 시신이 선화(仙化)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