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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셀마 오틸리아 로비사 라겔뢰프(Selma Ottilia Lovisa Lagelöf) 1858 ~ 1940

스웨덴의 소설가, 교사. 1909년 최초의 여성 노벨 문학상 수상자.

스웨덴의 전설이나 옛이야기, 영웅담을 작품의 소재로 많이 사용함.

작품 : <닐스의 신기한 여행>, <보이지 않는 굴레>, <예루살렘>, <예스타 베를링의 전설>

 

< 한 줄 요약 >

 

진홍 가슴 새의 이름에 얽힌 전설.

 

< 줄거리 >

 

조물주가 세상을 창조할 때의 일이었다.

식물과 동물을 만든 후, 새들에게 색을 입히던 중 물감이 떨어졌다.

오색 방울새의 깃털에 붓을 씻지 않았다면, 오색 방울새는 색이 없는 새가 되었을 것이다.

 

 

그날 나귀는 귀가 길어졌다.

나귀가 세 번이나 자기 이름을 잊어버리자 조물주가 나귀의 귀를 힘껏 잡아당겼기 때문이다.

꿀벌은 벌을 받았다.

벌은 창조되자마자 부지런히 꿀을 모았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꿀을 나눠주지 않았고, 벌집에 가까이 오면 독침을 날렸다.

이를 본 조물주는 벌이 침을 쏘면 죽는 벌을 내렸다.

 

그런 식으로, 귀뚜라미는 눈빛을 잃고 일개미는 날개를 잃었다.

조물주는 저녁이 되자 작은 잿빛 새를 한 마리 만들었다.

그리고 그 새에게 '진홍 가슴 새'라고 이름 지어주었다.

 

 

작은 새는 맑은 호수에 자신을 비춰 보았지만, 온통 잿빛뿐이었다.

새는 창조주께 그 이유를 물었다.

창조주는 작은 새에게 '마음가짐 하나로 붉은 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홍 가슴 새는 생각 끝에 가시나무에 둥지를 틀었다.

가시에 가슴이 찔리면 붉은색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가슴은 붉어지지 않았다.

 

수많은 시간이 흘러, 사람과 동물이 곳곳에 퍼져 살게 되었다.

사람들은 신전을 짓고 로마, 예루살렘 같은 거대한 도시를 세웠다.

그리고 역사에 길이 기억될 새로운 날이 찾아왔다.

 

그날 아침 진홍 가슴 새는 예루살렘 언덕의 담장 위에서 새끼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있었다.

어미 새는 새끼들에게 창조의 날, 이름을 받던 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 붉은색을 얻기 위해 노력했던 조상들의 이야기도 해주었다.

 

 

최초의 선조는 열정적으로 사랑을 하면 될 줄 알았지만 실패했다.

또 다른 조상은 노래를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지만 역시 실패했다.

어떤 때는 용기에 기대를 걸어보기도 했지만 실패했다.

그 모든 시도에도 아직까지 가슴의 털은 붉어지지 않았다.

 

그때 예루살렘 성문에서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나왔다.

세 명의 죄수들이 십자가에 못 박히고 있었는데, 그중 한 사람의 머리엔 가시관이 씌워져 있었다.

어미 새는 너무 끔찍하여 아기 새의 눈을 가렸다.

가시관을 쓴 죄수의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

 

어미 새의 가슴속에 가시면류관을 쓴 사람에 대한 연민이 점점 커졌다.

어미 새는 이마 위로 피가 흐르는 사람에게 작지만 뭐라도 돕고 싶었다.

어미 새는 십자가로 날아가 작은 부리로 죄수의 이마에 박힌 가시를 뽑았다.

그러자 그의 피 한 방울이 어미 새의 가슴에 떨어졌다.

피는 금방 번져 작은 새의  가슴을 붉게 물들였다.

면류관을 쓴 사람이 새에게 속삭였다.

'너의 연민이 그동안 너의 조상들이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게 했구나.'

 

 

어미 새가 둥지로 돌아가자 붉은 가슴을 본 새끼들은 야단법석이었다.

어미 새는 죄수의 이마에서 묻은 피라며 씻으면 곧 사라질 거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씻어도 붉은색은 사라지지 않았다.

새끼들이 자라자 그들의 가슴도 붉어졌다.

그날 이후 진홍 가슴 새의 가슴 깃털은 붉게 빛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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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클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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