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 일제에 순응하는 무지한 조카의 시선으로 본, 몰락한 사회주의자 고모부의 한심한 모습.
<작가>
채만식 1902 ~ 1950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등재자. 소설가. 193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문학가. 일제강점기의 불안한 사회를 배경으로 지식인의 불우한 삶을 풍자한 소설을 썼다.
작품: <탁류>, <태평천하>,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민족의 죄인>
<줄거리>
나의 오촌 고모부 '아저씨'는 동경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엘리트이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로 5년간 감옥살이를 하다 풀려났다. 대학교까지 졸업했지만 모두 헛수고가 된 셈이다. 아저씨는 아주머니가 열여섯 살에 결혼을 했다. 그 뒤, 공부한다고 서울로 동경으로 돌아다니다 신여성과 연애를 했다. 가정을 등한시한 것도 모자라, 심지어 아주머니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거의 18년간 소박을 맞은 아주머니는 일곱 살에 부모를 잃은 나를 데려다 키운다. 덕분에 나는 보통학교를 4년간 다닌다. 아주머니의 집안이 망하지 않았다면 나도 전문학교까지는 다녔을 것이다. 그 뒤 아저씨는 옥살이를 하고, 아주머니는 아저씨의 옥바라지를 위해 서울로 올라온다.
나는 아주머니에게 일본인과 재혼할 것을 권유하지만, 아주머니는 끝내 거절한다. 아주머니는 삯바느질과 식모 일로 돈을 모아 단칸방을 얻는다. 그리고는 병들어 감옥에서 나온 아저씨를 데려다 극진히 돌보았다. 아저씨는 첩년이 끝내 나타나지 않자 실망하고 피까지 토한다. 이제 아저씨는 전과자란 낙인이 찍혀 취직도 할 수가 없다. 게다가 병까지 얻은 지금, 온종일 집에서 놀고먹으며 아주머니의 등골을 파먹고 있다. 아주머니는 온갖 허드렛일을 닥치는 대로 하며 병든 남편을 간병한다.
그럼에도 아저씨는 뻔뻔하게 고생하는 아주머니를 부양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아저씨는 사회주의 운동을 다시 할 생각을 하고 있다. 사회주의자는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 부자의 재산을 빼앗아 나누는 불한당들이 아닌가? 감옥까지 다녀오고도 아직도 정신 못 차리다니, 답답할 노릇이다.
반면 나는 보통학교를 사 년만 다녔지만, 대학 나온 아저씨보다 앞길이 창창하다. 일본인 상점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우수 점원으로 두 번이나 표창을 받았다. 게다가 일본인 주인은 나를 특별히 신뢰한다. 앞으로 십 년 정도 일하면, 다이쇼(주인)는 한 밑천 떼 줄 눈치다. 그것을 밑천 삼아 삼십 년 열심히 일해서 천석 꾼 부자가 될 작정이다.
부자가 되면 내지(일본)인 여자에게 장가를 들고, 이름도 창씨개명해서 일본인처럼 살아갈 생각이다. 모든 것을 내지(일본)식으로 해야 돈도 잘 모을 수 있다. 아이들도 내지 식으로 교육을 시킬 것이다. 내지가 모든 것이 더 낫지 않은가? 나는 죄선(조선) 여자도 싫고, 심지어 죄선은 잡지나 소설도 잘못 만들어 재미가 없다.
나는 사회주의를 하는 아저씨가 미워서 한 번 혼을 내준 적이 있다. 나는, 경제는 돈을 모으는 것인데, 사회주의는 이런 것을 방해하는 불한당들이라고 했다. 이에 아저씨는 내게 경제와 사회주의를 잘못 알고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아첨하는 것처럼 더러운 것이 없다며, 내가 일본인 주인에게 잘 보여 부자가 되겠다는 꿈도 비판했다.
나는 일본 잡지에서 보았던 서양 영웅, 나폴레옹을 예로 들며,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저씨는 세상 이치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며, 나폴레옹도 세상 물정에 순응했을 때는 성공했지만, 거슬리다 실패를 했다고 말한다. 노력도 안 해 보고 비관부터 하는 모양이라니. 나는 아주머니한테 받은 은혜를 어떻게 갚을 거냐고 아저씨에게 물었다. 아저씨는 뻔뻔하게도 아주머니는 고생하는 게 낙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내가 일해서 갚으라니까, 아저씨는 백수 주제에 바쁘다며 누워 버렸다. 이런 아저씨는 희망이 없다. 죽으면 다행인데, 죽지도 않으니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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