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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 일본인에게 팔아먹은 토지를, 해방 덕에 공짜로 되찾으려다가 뜻을 못 이룬 한 생원.

<작가>

채만식 1902 ~ 1950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등재자. 소설가. 193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문학가. 일제강점기의 불안한 사회를 배경으로 지식인의 불우한 삶을 풍자한 소설을 썼다.
작품: <탁류>, <태평천하>,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민족의 죄인>

<줄거리>

해방이 되어, 일본인들이 모든 재산을 놓고 도망갔다는 소리에 '한 생원(한덕문)'은 우쭐한다. 조선이 독립되었다는 날조차, 한 생원은 만세를 부르지 않았다. 그전부터 가난했던 소작농이 갑자기 부자가 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단지, 손자가 징용을 안 끌려가고 쌀 공출이 없어지니 마음이 놓일 뿐이었다. 그런데 일본인에게 판 땅이 다시 자기 것이 된다고 하니, 꿈만 같아 절로 만세가 나왔다.

부지런한 한 생원의 아버지('한태수')는 '열서너 마지기'와 '일곱 마지기'의 두 자리 논을 장만했다. 그런데 을미년 가을에 새로 부임한 고을 원이, 동학 잔당들을 소탕한다는 명목으로 한 생원의 아버지를 잡아갔다. 누명이었다. 이방은 어머니와 한 생원을 불러, 반 협박으로 피땀 어린 그 논을 빼앗았다. 사흘 만에 아버지는 '열서너 마지기'의 논을 바친 대가로 풀려났다. 그 뒤 경술년에 나라가 망하자 한 생원은 '그 깐 놈의 나라, 시원히 잘 망했다'라고 생각했다.

경술국치 이듬해, 한 생원은 나머지 논 '일곱 마지기'를 빚을 갚기 위해 팔아야 했다. 한 생원은 아버지와 달리 씀씀이가 헤펐고, 술과 노름을 좋아했다. 마침 일본인, '길천'이가 인근의 땅을 시세보다 두 배나 더 쳐준다는 소문이 있었다. 한 생원은 그 '돈이면 빚도 갚고, 남은 돈으로 다른 논을 살 수 있다'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논을 팔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한 생원에게 땅을 팔지 않았고, 두 배를 쳐주는 길천에게 모두 팔았다. 결국 한 생원은 빚만 갚고, 나머지 돈은 모조리 탕진하고 말았다. 사람들이 왜 논을 팔았냐고 묻자, 한 생원은 '일인들이 쫓겨 가면 다시 제 것이 될 거라 팔았다'라고 변명한다.
그 뒤 해방이 되었고, 한 생원의 말이 정말 35년 만에 실현되는 듯했다. 땅을 되찾을 기쁨에 한 생원은 송 생원과 외상술을 먹고 취한다. 주모는 한 생원에게 '멧갓(나무를 함부로 베지 못하게 가꾸는 산)'에 가서 벌목을 해주고 땔감을 장만하라고 알려준다. 그곳은 바로 오래전, 한 생원이 길천에게 판 멧갓이었다.

술이 확 깬 한 생원은 길천의 멧갓으로 달려간다. 한 생원이 길천에게 판 멧갓은, 삼십여 년이 지난 지금 울창한 산림이 되어 있었다. 그 낙엽송들은 베기에 아까울 정도였지만, 이미 한쪽이 모조리 베어져 있었다. 한 생원은 자신의 멧갓이라고 소리쳤지만, 그 멧갓은 길천의 산림관리인이었던 강태식을 거쳐 이미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된 뒤였다.

8.15 직후, 혼란한 틈을 타 일본인의 재산을 부당하게 처분해 잇속을 차린 무리들이 많았는데, 이 멧갓도 그런 사건 중 하나였다. 그 뒤 일본인의 재산을 조선 사람에게 판다는 소문이 들렸다. 한 생원은 논을 살 돈이 없었다. 또 전의 임자가 있는데 그 땅을 판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한 생원은 구장에게 길천이가 떠났으니, 길천에게 판 땅은 자기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왜 나라에서 자기 땅을 뺏어 가느냐고 항변한다. 구장은 한 생원의 땅을 뺏는 게 아니라 길천의 땅을 뺏는 거라고 설명해 준다. 못마땅한 한 생원은 '독립이 됐을 때, 만세를 안 부르길 잘했지'라고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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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클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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