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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 성북동에서 만난 반편이 황수건의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이야기.

<작가>

이태준 1904 ~ 미상
소설가. 깔끔하고 운치 있는 문장과 개성 있는 인물 묘사로 소설 문학의 진수를 보여준 작가. 단편 소설의 서정성을 높여 예술적 완성도와 깊이를 세워 나갔다는 평가를 받음.
작품: <복덕방>, <색시>, <까마귀>, <달밤>, <돌다리>

<줄거리>

성북동으로 이사 온 '나'는 이곳이 정말 시골이라는 생각을 한다. 시냇물 소리와 바람 소리 때문이 아니라, 모자라고 천진한 '황수건'을 만났기 때문이다. 황수건은 보조 신문 배달원으로 약간 모자란 사람이었다.
처음 황수건은 나를 찾아와 사흘 만에 우리 집을 찾았다고 말한다. 다음날 저녁, 신문이 늦게 와서 그 이유를 물으니 그는 대답 대신 다른 말을 했다. '노랑 수건'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원래 삼산 학교에서 일을 하다가 쫓겨났다. 형님의 집에서 아내와 얹혀사는 그는 정식 배달원이 떼어주는 20 여부의 신문을 배달하는 보조 배달원이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정식 배달원이 되는 것이었다.

황수건은 이야기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삼산 학교에 급사로 있을 때, 그는 종 치는 것을 잊어가며 손님과 이야기를 하다 혼이 났다. 또 황수건이 제일 무서워하는 말은 색시가 도망간다는 말이었다. 한 선생이 장난 삼아한 말에 황수건은 놀라서, 오십 분 만에 치는 종을 이삼십 분 만에 치고 집에 빨리 가려했다. 그 일로 황수건은 학교에서 쫓겨난다.

황수건은 성북동이 따로 하나의 배달 구역이 되어, 자신이 정식 배달원이 되었다며 나에게 허풍을 쳤다. 그러나 지능이 모자란 그는, 수시로 배달을 늦게 하는 바람에 보조 배달원 자리에서도 쫓겨났다. 돈만 있으면 참외 장사를 해보고 싶다는 황수건의 말에, 나는 그에게 돈 3원을 주었다. 황수건은 기분이 좋아 덩실덩실 춤을 추었고, 다음날 참외 몇 개를 보답으로 갖고 왔다.

황수건은 여름 내내 우리 집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황수건의 참외 장사는 오랜 장마 때문에 실패하고 만다. 더욱 슬픈 일은, 그의 아내가 동서의 등쌀에 못 이겨 집을 나간 것이었다. 어느 날, 황수건이 포도 몇 송이를 들고 나타났다. 알고 보니 황수건이 사 왔다는 포도는 포도원에서 훔쳐온 것이었다. 포도주인이 황수건의 멱살을 쥐자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나는 주인에게 포도 값을 물어주었고, 그 사이 황수건은 도망을 갔다. 나는 황수건이 갖다 준 포도송이를 탁자 위에 놓고 오랫동안 아껴 먹었다.

어제저녁, 달빛 아래 누군가 탁한 목청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가만 보니 황수건이 달을 보면서, 가사를 못 외웠는지 노래의 첫 줄만 반복해서 부르고 있었다. 나는 황수건을 부르려다 그가 무안해할까 봐 나무 그늘에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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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클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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