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양치기 소녀와 굴뚝 청소부 줄거리

 

< 작가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 ~ 1875

덴마크가 낳은 세계 최고의 동화 작가, 소설가.

어른이 읽어도 가슴속 깊은 여운을 남기며, 어린이의 관점에서 민간 전설의 요소들과 결합돼 다양한 문화권과도 잘 부합된다는 평이다.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체험이 작품에 반영되어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도 큰 미덕으로 평가받는다.

작품 : <나이팅게일>, <눈의 여왕>, <미운 오리 새끼>, <백조 왕자>, <벌거벗은 임금님>,

        <빨간 구두>, <성냥팔이 소녀>, <엄지공주>, <인어공주>, <외다리 병정>

 

< 한 줄 요약 >

 

도자기 연인인, 양치기 소녀와 굴뚝 청소부가 중국 인형의 고장으로 행복해지는 이야기.

 

< 줄거리 >

 

어느 집 거실에 증조할머니 때부터 대대로 물려받은 아주 오래된 '나무 찬장'이 있었다.

찬장 문 가운데에는 한 남자가 조각되어 있었다.

그 남자는 염소 다리에 긴 수염이 있었고, 이마에는 뿔이 솟아 있었다.

아이들은 그를 '야전 지휘관 염소 다리 특무 상사 빌리'라고 불렀다.

 

 

염소 다리 빌리는 언제나 거울 밑의 책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아름다운 도자기 인형인 '양치기 소녀'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양치기 소녀는 금박을 입힌 예쁜 모자를 쓰고, 리본 달린 치마를 입고 있었다.

소녀의 옆에는 '굴뚝 청소부'가  있었는데, 검댕 한 점 없이 깨끗한 도자기 인형이었다.

청소부와 소녀는 같은 도자기 인형으로 서로 사랑하여 약혼을 했다.

 

 

그 둘 옆에는 그들보다 세 배나 더 큰 '늙은 중국 도자기 인형'이 있었다.

그 인형은 고개를 끄덕일 줄 알았으며, 항상 양치기 소녀의 할아버지라고 우겼다.

증거는 없었지만, 소녀에 관한 일이라면 늘 자기에게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염소 다리 빌리'는 양치기 소녀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중국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여 승낙했다.

중국 할아버지는 소녀에게 염소 다리 빌리와 결혼하라고 명령했다.

빌리는 질 좋은 마호가니 나무 인형으로, 상류 계급 출신에다 부자였기 때문이다.

 

소녀는 빌리와 결혼하기 싫어 울음을 터뜨렸다.

염소 다리 빌리는 이미 아내가 열한 명이나 있었고, 제대로 아내들을 돌보지도 않았다.

중국 할아버지는 소녀에게 이참에 열두 번째 아내가 되라고 명령했다.

아예 오늘 밤 자정에 찬장이 삐걱거리면, 찬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라고까지 했다.

 

 

양치기 소녀는 울면서 굴뚝 청소부를 불러서 넓은 세상으로 도망가자고 했다.

청소부는 직업이 있으니, 소녀를 보살필 수 있다며 당장 떠나자고 했다.

청소부와 소녀가 살금살금 책상에서 내려오자, 염소 다리 빌리는 청소부가 신부를 데리고 도망을 친다고 소리쳤다.

 

둘은 창문 밑에 있던 서랍 속으로 몸을 숨겼는데, 그곳에서는 인형극이 열리고 있었다.

연극은 맺어질 수 없는 연인에 대한 내용으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소녀는 눈물을 흘렸다.

슬픔에 잠긴 소녀는 청소부의 손을 잡고 극장을 빠져나왔다.

그때, 책상 위에 있던 중국 할아버지가 잠에서 깨서 온몸을 떨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둘은 재빨리 난로 안으로 들어갔다.

청소부가 향수병 속에 들어가 숨자고 하자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향수병과 중국 할아버지는 예전에 사랑하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둘은 난로로 들어가 연통을 빠져나간 다음 굴뚝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굴뚝은 어두웠지만, 소녀와 청소부는 난로로 들어가 드디어 굴뚝 밑에 도착했다.

청소부는 열심히 소녀를 끌어주고 밀어주며, 가파른 굴뚝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힘들게 굴뚝 꼭대기에 도착한 그들은 피곤해서 털썩 주저앉았다.

하늘의 별은 초롱초롱했고, 발아래로는 도시의 지붕들이 보였다.

 

소녀는 세상이 그렇게 넓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두려움을 느낀 소녀는 청소부의 어깨에 기대어 펑펑 울었다.

소녀는 세상이 너무 넓어서 무섭다며, 다시 거울 앞 책상으로 돌아가자고 청소부에게 졸랐다.

 

 

청소부는 다시 돌아가면, 염소 다리 빌리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며 소녀를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들은 다시 밧줄을 타고 굴뚝을 내려와 연통 속을 기어서 난로로 돌아왔다.

난로에서 방 안의 상황을 살펴본 둘은 깜짝 놀랐다.

중국 할아버지가 그들을 쫓아오려다가 탁자에서 떨어져 깨져 있었기 때문이다.

염소 다리 빌리는 제자리에 서서 넋이 빠진 모습이었다.

 

 

소녀는 자기 때문에 중국 할아버지가 산산조각 났다며 울었다.

청소부는 몸을 아교로 붙이면 다시 새것처럼 된다며 소녀를 달랬다.

얼마 후, 중국 할아버지는 수선을 받아서 다시 예전처럼 되었지만, 더 이상 말을 하거나 고개를 움직일 수 없었다.

 

염소 다리 빌리는 중국 할아버지에게 다시 소녀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요구했다.

소녀와 청소부는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일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중국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일 수가 없었다.

그 이후, 도자기 연인들은 깨질 때까지 서로를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