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김유정 1908 ~ 1937
소설가. 짧은 생애 동안 소설 30편, 수필 12편, 편지/일기 6편, 번역 소설 2편을 남김.
1930년대 농촌을 배경으로 하여 해학적이면서도 현실 비판 의식을 드러내는 농촌 소설들을 발표함.
작품 : <동백꽃>, <봄봄>, <만무방>, <소낙비>, <금 따는 콩밭>
< 한 줄 요약 >
산골 소녀의 적극적 애정 표현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순박한 소년의 이야기.
< 줄거리 >
17살인 '나'는 소작농의 아들이다. 반면 동갑내기 '점순'이는 마름의 딸이다.
우리 집은 점순이네 땅을 부치므로 늘 굽신거린다.
점순이는 성격도 유쾌하고 싹싹한데 유독 나한테만 심술궂다.
얼마 전 점순이가 삶은 감자를 가지고 와서는 "늬 집엔 이런 것 없지?"라며 내게 감자를 쥐어 주었다.
나는 기분이 나빠 거들떠보지도 않고 거절을 했다.
그랬더니 왈가닥 점순이의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찔끔 눈물을 보였다.
그 후로 나만 보면 심술을 부리면서 자기네 수탉과 우리 수탉을 싸움 붙이기 시작했다.
점순이네 수탉은 잘 먹어서 살이 찌고 힘이 좋다.
반면 우리 집 수탉은 말라서 늘 점순이네 수탉에게 쪼이고 다쳐서 피가 나기 일쑤이다.
나는 매번 닭싸움에 지는 우리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며 격려하지만 결과는 별반 차이가 없다.
어느 날 산을 내려오다 보니 점순이가 또 닭싸움을 시키고 있었다.
게다가 우리 집 닭은 죽기 일보직전이었다.
화가 난 나는 점순이네 닭을 때려죽였다.
그것도 잠시, 나는 혹여 마름집 닭을 죽였다고 해코지를 당할까 두려워 그만 울고 말았다.
그때 점순이가 자기 말을 잘 들으면 부모님께 이르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엉겁결에 약속을 했고 점순이는 갑자기 내 어깨를 짚은 채 동백꽃 속으로 쓰러졌다.
산기슭에 소복이 깔린 동백꽃의 알싸한 향기에 '나'는 땅이 꺼지듯 온 정신이 아찔해졌다.
잠시 후, 점순이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점순이는 꽃 밑을 기어서 내려갔고, 나는 바위를 기어서 산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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