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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현진건 1900 ~ 1943

소설가, 언론인. 한국 단편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작가.

식민지 시대의 현실 대응 문제를 단편 기교와 더불어 탁월하게 양식화했다.

1936년 동아일보 사회부장 시절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살 사건으로 구속되었다.

빈궁 속에서도 친일문학에 가담하지 않은 시대의 양심이었다.

작품 : <고향>, <운수 좋은 날>, <술 권하는 사회>, <빈처>

 

< 한 줄 요약 >

 

겉으로는 연애를 저주하지만 속으로는 연애를 갈망하는 B사감의 이중적 행동.

 

< 줄거리 >

 

C 여학교 교원이자 기숙사 사감 B여사는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하고 곰팡이가 핀 굴비처럼 못생긴 사십 다 된 노처녀이다.

성격은 매우 쌀쌀맞았는데 학생들에게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엄격하고 매서웠다.

게다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독신주의자였다.

 

 

B사감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여학생들에게 오는 '러브레터'이다.

러브 레터를 볼 때마다 B사감은 화를 내고 당사자를 불러 발신인을 추궁한다.

편지를 받은 학생은 B사감에게 불려 가서는 항상 두 시간이 넘게 추궁을 당하고 들볶인다.

그리고 '사내는 못 믿을 마귀'라 표현하며 하느님께 눈물의 기도를 한다.

 

 

그녀가 둘째로 싫어하는 것은 '남학생들의 면회'이다.

남학생이 면회를 오면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무조건 돌려보낸다.

이로 말미암아 학생들이 동맹 휴학을 하고 교장에게 주의까지 들었지만 B사감의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그런데 올 가을 기숙사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깊은 밤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소곤거리는 말소리가 며칠 동안 들리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기러기의 노래라는 둥 도깨비의 장난이라는 둥 추측이 난무했다.

 

 

어느 밤 한 방에서 자고 있던 세 명의 여학생이 한꺼번에 잠을 깼다.

그 소리는 한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을 간절히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세 학생은 남자가 사랑을 참다못해 기숙사 담을 넘은 것이라 생각했다.

로맨틱한 소리에 세 학생은 뺨이 붉어졌다.

 

남녀가 몰래 만나 연애하는 현장을 구경하러 셋은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은 B사감의 방이었다.

안에서는 여전히 남자의 애절한 사랑고백 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학생이 방문을 들여다보니 침대 위에는 여학생들에게 온 러브레터가 널브러져 있고

B사감 혼자 두 팔을 벌리고 애원하며 키스를 기다리듯 입술을 쫑긋이 내밀고 있었다.

그러다 깔깔거리며 다시 편지를 얼굴에 문지르며 울먹거렸다.

학생들은 미쳤다고 생각하다가 나중엔 B사감이 불쌍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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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클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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