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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현진건 1900 ~ 1943

소설가, 언론인. 한국 단편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작가.

식민지 시대의 현실 대응 문제를 단편 기교와 더불어 탁월하게 양식화했다.

1936년 동아일보 사회부장 시절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살 사건으로 구속되었다.

빈궁 속에서도 친일문학에 가담하지 않은 시대의 양심이었다.

작품 : <고향>, <운수 좋은 날>, <술 권하는 사회>, <빈처>

 

< 한 줄 요약 >

 

무명작가인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착한 아내의 고단한 삶과 사랑.

 

< 줄거리 >

 

모본단 저고리를 저당 잡혀 아침거리를 장만하려는 아내를 본 나는 마음이 아프다.

내게는 한성은행에 다니는 동갑내기 사촌인 T가 있다.

경제적으로 능력 있는 T는 나와는 달리 친척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어느 날 T가 우리 집에 와서는 제 아내에게 줄 양산을 샀다며 자랑한다.

새 양산을 본 아내는 매우 부러워했고 그런 아내의 모습에 나는 화가 난다.

 

 

나는 6년 전 16세 때 18세인 아내와 결혼했다.

결혼 후 공부를 하고 싶어 일본으로 유학을 갔으나 학비 부족으로 조기 귀국했다.

내가 유학 간 사이 곱던 아내의 얼굴에는 어느덧 주름이 생겼다.

다행히 처가 덕으로 집도 장만하고 살림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돈을 벌지 못하는 나로 인해 가세는 점점 기울었다.

급기야 아내는 세간과 제 옷가지들을 전당포에 팔아 나를 뒷바라지했다.

때로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나를 위로했다.

 

 

유학시절 신풍조에 물이 들어 구식 여자를 싫어했다.

자유연애를 하는 친구들이 부러워 일찍 결혼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따뜻하고 헌신적인 아내를 겪어본 나는 무척 행복했다.

아내는 내게 위안을 주는 '천사'였다.

 

그러나 경제적 곤궁은 천사 같은 아내를 지치게 했다.

내가 못나 아내를 고생시킨다며 울자 오히려 아내는 용서를 빈다.

서러운 생각에 둘이 한바탕 울고 나자 그간 쌓였던 앙금이 가시고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어느 날 처가에서 장인의 생일이라며 하인을 보냈다.

비단옷을 모조리 전당포에 맡긴 아내는 당목 옷을 입고 나선다.

초라한 아내의 모습을 보니 나의 마음은 서글퍼졌다.

 

처가에는 이미 처형이 와 있었다.

처형은 아내보다 세 살 위였다.

어려서 장가든 나에게 처형은 몹시 짓궂게 대했다.

그로 인해 지금은 오히려 허물없고 편한 사이가 되었다.

 

처형의 남편은 기미(쌀 투기)를 해서 돈을 잘 번다.

비단옷을 입은 처형과 당목 옷을 입은 아내가 비교되었다.

쓸쓸하고 초라한 마음에 주량 이상의 술을 마셨다.

그때 처형의 눈 주변에 시퍼런 멍이 보였다.

 

 

술에 취한 나는 인력거를 얻어 타고 집에 돌아왔다.

저녁을 먹으며 아내에게 처형의 멍든 눈 이야기를 했다.

비록 없더라도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낫다는 아내의 말에 나는 의기양양해진다.

 

이틀 후 처형이 아내의 신발을 사 들고 방문한다.

처형은 비단으로 휘감았지만 평탄치 못한 결혼생활을 고백한다.

나의 성공만을 바라며 물질에 대한 욕구를 참고 사는 아내!

아내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무명작가인 나를 유일하게 인정해 주는 천사이다.

내가 아내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눈물로 표현하자 아내도 눈물을 흘리며 이에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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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클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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