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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박완서 1931 ~ 2011

전쟁의 상처와 가족, 여성, 소시민 등 시대의 아픔과 서민들의 삶의 애환에 관심을 가짐.

작품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나목>, <자전거 도둑>,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 한 줄 요약 >

 

다리를 다친 늙은 엄마의 기억 속에, 아픔으로 남은 오빠의 참혹한 죽음.

 

< 줄거리 >

 

중년인 나는 5남매의 어머니이다.

오래전 내가 집을 비운 사이, 첫 아이가 화상을 입었다.

그 후 나는 집안의 불상사들이 언제나 내가 없는 사이에 생긴다고 믿게 되었다.

 

어느 날, 친구 농장에 놀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나는 오랜만에 섬뜩한 예감을 느낀다.

아니나 다를까 친정어머니가 빙판 길에서 넘어져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이었다.

그 와중에 나는 우리 가족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담당의사는 어머니에게 유일한 방법은 수술뿐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수술을 거부했으나 갑자기 '산골'을 언급하며 수술을 받아들인다.

'산골'이란 현저동에서 어머니가 손목이 부러졌을 때 먹었던 '명약'이었다.

오빠와 나는 무악재의 굴에서 힘겹게 '산골'을 구해왔다.

어머니는 어린 자식들이 구해온 영험한 명약을 먹고는, 열흘 만에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삯바느질을 시작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손목은 보기 싫게 삐뚤어졌다.

 

 

늙은 어머니는 천진한 모습으로 수술실에 들어가 장시간 수술 끝에 병실로 돌아온다.

나는 조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혼자 병실에 남는다.

깜빡 잠이 든 나는 허공을 휘젓는 어머니의 헛손질에 깨어난다.

 

 

어머니는 환상을 보고 있었고, 심한 정신착란 증세를 보였다.

어머니는 지금, 30년 전 인민군에게 오빠가 죽임을 당하던 날을 보고 있었다.

차라리 죽게 하시지 그 끔찍한 고통을 두 번 느끼게 하다니.

어머니는 오빠의 비극적인 죽음을 평생 가슴속에 깊게 묻고 살아오셨다.

 

오빠는 해방 후 한 때 좌익운동에 가담했다가 전향을 했다.

그로 인해 6.25 때 피난을 못하고 서울에 남아 불안하게 살고 있었다.

오빠는 수도를 포기하고 한강을 건너가 버린 무책임한 정부에 대한 원망으로 괴로워했다.

얼마 후, 오빠는 이웃의 고발로 끌려간다.

그러나 인민총궐기대회에서 가장 먼저 의용군으로 지원한 오빠는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다.

하지만 오빠의 몸과 마음은 이미 다 망가진 상태였다.

 

 

시민증이 없어 피난을 못 간 우리는 우리의 첫 보금자리였던 현저동으로 피난을 간다.

현저동에서 오빠는 약간의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만, 곧 인민군에게 발각된다.

보위부 군관은 우리 집에 자주 드나들면서 오빠의 신분을 집요하게 캔다.

어머니는 오빠가 선천적으로 불구라고 했지만, 오빠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실어증에 걸린다.

진짜로 불구자가 되어가는 오빠를 향해 인민군 군관은 후퇴 전 총질을 한다.

오빠는 총상의 후유증을 회복하지 못하고 출혈과다로 죽고 만다.

 

휴전 후, 어머니는 가매장 했던 오빠의 시신을 화장하여 고향인 개풍군 땅이 보이는 강화도 바닷가에서 바람에 날려 보낸다.

그것은 어머니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전쟁과 분단에 홀로 거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마취가 깨자 어머니의 광란은 더욱 심해졌고, 괴력과 울부짖음으로 날뛰는 어머니를 나는 오롯이 혼자 제압하며 공포와 싸운다.

난동으로 힘을 다 소모한 어머니는 탈진한다.

어느 날 문병 온 친구가 어머니의 장례 준비를 묻자, 어머니는 정정한 목소리로 오빠처럼 해달라고 나에게 부탁한다.

어머니는 아직도 투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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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클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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