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 정조 관념이 희박하나 냉정한 안협집과 그녀를 갈망하는 삼돌이의 갈등.
<작가>
나도향 1902 ~ 1926
소설가. 1922년 <백조> 창간호에 「젊은이의 시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옴. 초기의 작품은 낭만주의였으나, 그 후 사실주의 소설을 많이 창작함.
작품: <여 이발사>, <뽕>, <벙어리 삼룡이>
<줄거리>
강원도 철원 용담에 삼십오, 육 세의 김삼보가 살고 있었다. 그는 땅딸보, 아편쟁이, 오리 궁둥이 등의 별명이 있었지만 실상은 노름꾼이었다. 그의 아내 안협집은 오 년 전, 스물한 살에 김삼보에게 시집을 왔다. 안협집은 비천한 신분이었지만 미모가 출중했다. 처음 동네에 왔을 때, 동네 여인들은 안협집의 미모를 부러워하며 질투하였다. 그동안 외모에 자신이 있던 젊은 여인들조차 자신의 미모에 자괴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돈맛에 일찍 눈을 뜬 그녀는 참외 하나, 벼 몇 섬, 저고리 한 벌에도 정조를 팔았다. 동네에서 돈푼이나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안 협집과 한 번씩은 관계를 맺었다. 안협집도 문제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남편인 김삼보였다. 노름꾼인 김삼보는 한 달에 한 번 집에 올까 말까였고, 오더라도 빈손인 경우가 많았다. 살기 위해 안협집은 이 집 저 집 다니며 품 방아도 찧어 주고, 김도 매주는 등 온갖 허드렛일을 다하였다.
어느 날 어떤 집 서방에게 실없는 짓을 당한 대가로 쌀과 피륙(옷감)을 받자, 안협집은 쉽게 돈을 버는 법에 재미를 들였다. 조금씩 벌이를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장사꾼이 단골을 트듯 이 사람, 저 사람과 거래를 하였다. 경험이 쌓이자 눈이 점점 높아져서 돈도 많고 지위가 높은 자들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남편인 김삼보는 돈을 잃고 돌아오면 그런 안협집에게 돈을 받아 다시 노름을 하러 갔다. 어느 날 안협집의 뒷집으로 삼돌이가 머슴으로 들어왔다. 그는 힘이 좋은 난봉꾼이었다. 삼돌이는 마을의 인물이 반반한 여자들을 한 번씩은 건드려보았으나 안협집 만은 아직 그러지 못했다. 왜냐하면 안협집은 정조가 헤프기도 했지만 매우 쌀쌀맞기도 했다.
여름이 되자 삼돌이의 주인집 마누라와 안협집은 함께 누에를 쳐서 그 이익을 나누기로 하였다. 그러나 누에를 먹일 뽕이 부족하자, 이때다 싶은 삼돌이는 남의 뽕밭에서 뽕을 훔쳐다 주며 환심을 산다. 주인집 마누라는 모른 채 하며 안협집에게 삼돌이와 함께 뽕밭에 가서 더 많은 뽕을 따오라고 요구했다. 처음에는 싫다던 안협집은 결국 삼돌이와 함께 뽕밭으로 향한다. 삼돌이는 기회를 보면서 내내 안협집을 덮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둘은 뽕을 훔치다 뽕지기에게 걸리고 만다. 삼돌이는 도망쳤으나, 안협집은 놀라서 도망치지 못하고 결국 뽕지기에게 잡히고 말았다.
뽕지기와 일을 치른 안협집은 그날 새벽 무사히 돌아왔다. 안협집을 취하지 못한 삼돌은 분해하고, 결국 뽕지기와의 일을 약점 잡아 안협집에게 추근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협집은 삼돌이의 말에 콧방귀를 뀌며 들은 체 만 체했다. 어느 날 밤, 삼돌이는 안협집을 찾아가 강제로 그녀를 덮치려 했다. 그러나 안협집은 삼돌이를 완강히 거부했고, 마침 지나가던 이장의 동생의 도움으로 삼돌이를 쫓아냈다.
그날 이후 동네에서 안협집이 삼돌이를 꼬셨다는 소문이 났다. 안협집은 억울해서 남편인 김삼보가 돌아와 삼돌이를 혼내주길 바랐다. 남편이 돌아오자, 안협집은 삼돌이가 본인을 겁탈하려 한 일을 남편에게 이른다. 그러나 김삼보도 안협집의 행실을 익히 알고 있고, 삼돌이에게 이길 자신이 없자 공연히 안협집의 행실을 탓한다.
분한 안협 집은 김삼보와 부부싸움을 했다. 부부싸움 중 삼돌이가 둘 사이에 끼어들자, 싸움은 김삼보와 삼돌이의 싸움으로 번진다. 화가 난 삼돌이는 김삼보에게 안협집과 뽕지기의 일을 폭로한다. 김삼보가 화가 나서 안협집을 때리자 안협집은 기절을 한다. 놀란 김삼보가 약을 구해 왔지만, 안협집은 말짱했다. 둘은 서로 말도 없이 밥을 먹고 하루를 더 보냈다. 그 후, 삼보는 다시 집을 나갔고, 안협집은 예전처럼 공청 사랑에서 잠을 잤다. 누에는 따서 삼십 원씩 나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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