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루쉰] 아큐정전 줄거리

 

< 작가 >

 

루쉰(魯迅) 1881 ~ 1936

중국의 소설가. 본명은 저우수런(周樹人)

중국 근대 문학의 개척자로 봉건적 중국사회와 유교적 도덕관을 비판했다.

작품 : <아큐정전>, <광인일기>, <고향>, <공을기>, <눌함>, <조화 석습>

 

< 한 줄 요약 >

 

신해혁명기, 무지몽매하고 정신승리에 사로잡힌 아큐의 억울한 죽음.

 

< 줄거리 >

 

미장 마을에 사는 '아큐'는 고향도, 성도 없이 투구츠(시골의 사당)에 살면서 날품팔이로 하루하루를 사는 청년이다.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그에게 관심이 없었고, 일손이 부족할 때만 가끔 그를 불렀다.

아큐 역시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아큐는 부스럼으로 머리 몇 군데가 벗겨졌다.

그래서 '벗겨지다'라는 말은 아큐에겐 금기어였다.

만일 누군가 금기를 어기는 사람이 있으면, 욕을 하고 덤벼들었다.

그러나 때릴 때보다 맞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때마다 아큐는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생각하며, 말도 안 되는 정신승리로 만족했다.

 

 

어느 날 술에 취한 아큐는 이를 잡는 '왕털보'와 시비가 붙는다.

평소에 아큐는 왕털보가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날 아큐는 왕털보에게 무참히 깨진다.

굴욕을 당한 아큐는 홧김에 자기가 제일 미워하는 첸 영감의 큰아들이 걸어오자 시비를 건다.

첸가의 아들은 서양 학교에 들어간 지 반 년 만에 변발도 잘라버렸다.

그 때문에 아큐는 그를 '가짜 양놈'이라고 욕했다.

아큐의 욕을 들은 첸의 아들은 지팡이로 아큐를 두들겨 팼다.

 

 

연달아 굴욕을 당한 아큐는 선술집으로 향하던 중 젊은 여승을 본다.

그는 젊은 여승의 민머리와 허벅지를 꼬집으며 추행을 했다.

여승에게 야릇한 감정을 느낀 아큐는 비로소 여자에 눈을 뜬다.

아큐는 자오 영감 집에 방아를 찧으러 가서, 그 집 하녀인 청상과부 '우마'에게 동침을 요구한다.

그러나 우마의 비명 소리에 자오의 아들 '수재(과거에 급제한 사람)'는 아큐를 막대기로 사정없이 때렸다.

 

아큐는 사고를 친 대가로 벌금과 각서를 써야했다.

그 후, 마을 여자들은 아큐를 보면 숨었고, 선술집에서는 외상술도 주지 않았다.

품팔이 일도 뚝 끊겼다.

배가 고픈 아큐는 인근 사찰인 정수암의 담을 넘어 무를 훔친다.

무를 뽑던 그는 늙은 여승에게 들키고, 그날 이후, 아큐는 마을에서 사라진다.

 

 

추석이 지난 어느 날, 사라졌던 아큐가 다시 미장 마을에 나타났다.

그는 문안 '거인(과거에 급제한 선비) 영감' 댁에서 일을 했다고 했다.

거인은 사방 일백 리에 그 사람이 유일했기에, 그 집에서 일을 했다는 사실은 마땅히 존경받을 일이었다.

돌아온 아큐는 예전과 달리 옷도 잘 차려입고, 돈도 넉넉히 갖고 있었다.

그러나 아큐가 일 대신 도둑질을 한 것이 밝혀져, 사람들은 다시 아큐를 무시했다.

 

'신해혁명'이 일어나자 거인 영감이 혁명당을 피해 미장으로 피난을 왔다.

힘 있는 거인 영감까지 혁명당을 두려워하자, 아큐는 혁명당이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한다.

아큐는 혁명당의 일원처럼 변발을 머리 꼭대기에 틀어 얹고 마을을 주름잡고 다닌다.

혁명당이 입성했지만, 며칠 지나도 별다른 변화가 없자 사람들은 안심한다.

아큐는 혁명당에 가입하기를 원했지만, 혁명당의 가짜 양놈은 아큐를 내친다.

 

그날 밤에 자오 영감의 집이 약탈을 당하고, 나흘 뒤 아큐는 사람들에게 붙잡혀 끌려간다.

아큐는 자오 영감의 집을 약탈한 주동자로 누명을 쓴 채 결국 총살을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