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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 왕치(방아깨비)가 대머리가 되고, 소새(물새)의 주둥이가 나오고, 개미의 허리가 잘록해진 이유.

<작가>

채만식 1902 ~ 1950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등재자. 소설가. 193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문학가. 일제강점기의 불안한 사회를 배경으로 지식인의 불우한 삶을 풍자한 소설을 썼다.
작품: <탁류>, <태평천하>,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민족의 죄인>

<줄거리>

옛날에 '왕치'(방아깨비)와 '소새'(물새의 일종), '개미'가 한 집에서 살았다. 개미는 부지런하고 일을 잘했고, 소새는 성격은 괴팍했지만 제 앞가림을 잘했다. 그러나 왕치는 약골이라 매일 놀고먹었지만, 염치없이 남의 두 배 이상을 먹었다. 천성이 너그러운 개미는 왕치를 이해했지만, 까칠한 소새는 그런 왕치가 못마땅했다.

어느 가을날, 소새는 3일 동안 잔치를 열자고 제안한다. 소새는 각자 하루씩 전담해서 먹을 것을 준비하자고 했다. 이것은 뻔뻔한 왕치를 창피주기 위한 일이었는데, 왕치는 속도 모르고 냉큼 찬성했다. 사실 왕치는 속으로 뜨악했지만, 대놓고 못 한다고 할 수 없어서 대충 얼버무렸다.

첫날은 개미가 잔치 음식을 준비했다. 개미는 새참을 이고 가는 아낙네의 넓적다리를 물었다. 아낙네가 놀라 음식을 내동댕이치자, 그 음식으로 잔치를 벌였다. 다음날은 소새가 싱싱한 잉어를 잡아와서 푸짐한 잔치음식을 먹었다. 마지막 셋째 날, 왕치는 대충 뭉갤 생각이었는데, 소새의 눈치가 보여 계획 없이 집을 나섰다.

들에 나와 보니 벼는 많았지만, 만만하게 건드릴 것이 없었다. 엿이 먹음직해 보여 엿장수 어깨에 앉았다가, 엿장수의 손에 죽을뻔 했다. 산 밑에는 꿩도, 토끼도, 벌집도 있었지만, 모두가 그림의 떡이었다. 빈손으로 돌아가자니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어느덧 날이 저물고 있었다. 답답한 왕치는 울다가, 물가에서 노는 잉어를 잡으려고 콧등에 앉았다가 그만 통째로 먹혔다.

한편, 날이 저물도록 왕치가 돌아오지 않자 개미와 소새는 왕치 걱정을 한다. 개미는 소새를 탓하며 왕치에게 못할 일을 시켰다며 동동거렸다. 소새는 기가 죽어서 변명을 하면서도, 왕치를 내 보낸 것을 후회하였다. 둘은 참다못해 왕치를 찾으러 나갔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왕치는 보이지 않았다. 소새가 물가를 지나치다 보니 잉어 한 마리가 물 위로 떠올랐다. 이왕이면 사냥이나 해 가자는 생각으로, 소새는 잉어를 잡아 집으로 돌아왔다.

왕치 하나 빠졌을 뿐인데, 집이 텅 빈 것 같았다. 둘은 음식을 마주했으나 왕치를 생각하니 목이 메었다. 소새와 개미가 잉어를 중간쯤 먹었을 때, 갑자기 잉어 뱃속에서 왕치가 튀어나왔다. 소새가 잡은 잉어는 바로 왕치를 통째로 삼킨 잉어였다. 잉어 뱃속에서 나온 왕치는, 자신이 잡아온 잉어라며 둘에게 온갖 생색을 냈다. 생선 뱃속에서 죽을 것을 살려내니, 자기가 잉어를 잡아왔다는 뻔뻔한 왕치의 행동에 소새는 배알이 뒤틀렸다.

소새의 주둥이는 한 발이나 쑤욱 나와 샐룩거렸다. 공짜를 좋아하는 왕치는 이마의 땀을 닦다가 빈 대머리가 훌러덩 벗어졌다. 개미는 둘의 모습에 대굴대굴 구르며 웃다가, 그만 허리가 부러졌다. 이때부터 왕치는 대머리가 되고, 소새는 주둥이가 나오고, 개미는 허리가 잘록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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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클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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