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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 1927 ~ 2014

콜롬비아의 소설가, 언론인, 기자. 1982년 노벨 문학상 수상.

라틴 아메리카 최고의 작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마술적 사실주의'로 라틴 아메리카 대륙의 역사와 민중의 삶을 그렸다.

작품 : <백 년의 고독>,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

 

< 한 줄 요약 >

 

비와 함께 나타난 노인 천사(?)가, 사람들의 조롱에도 인내심을 보이다 하늘로 날아간 이야기.

 

< 줄거리 >

 

사흘째 비가 내린 집안에는 게들이 들어와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게를 버리고 돌아오던 펠라요는 마당 한쪽에서 거대한 날개를 가지고 진흙에 얼굴을 처박힌 노인을 발견했다.

'펠라요'와 아내 '엘리센다'는 초라한 노인의 모습에 당황했다.

비록 날개는 거대했지만, 노인에게서 천사의 위엄은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노인의 말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지만, 목소리만은 선원처럼 근사했다.

그들 부부는 풍랑을 만나 난파한 외국 선원이라고 대충 생각했다.

그러나 날개가 마음에 걸려서 만물박사인, 이웃집 여자에게 노인을 보게 했다.

여자는 '노인이 천사'임을 확신했다.

 

 

다음날, 펠라요 집에 살아있는 천사가 있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펠라요는 진흙 뻘에서 노인을 끌어내 닭장에 가두었다.

마당에는 동네 사람들이 닭장 앞에 모여서 천사를 구경했다.

일부는 철망 사이로 먹을 것을 던져주면서, 서커스단 동물 취급을 했다.

신부는 라틴어로 인사를 했으나, 노인은 알 수 없는 방언만 중얼거렸다.

신부는 하느님의 말을 이해 못 하는 노인이 사기꾼 같다는 의심을 했다.

또, 역겨운 냄새와 처참한 몰골에서 고결한 천사의 품격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세상 방방곡곡에서 천사를 보기 위한 구경꾼들이 찾아왔다.

부부는 천사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병을 고치겠다며 저 멀리 카리브해에서 중환자들이 찾아왔다.

자메이카 사람도 있었고, 몽유병자도 있었다. 곡마단에서도 왔다.

펠라요의 집에는 방마다 돈이 가득 쌓였고,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은 끝이 없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천사는 이런 일에 무심했다.

암탉들이 날개를 쪼아 대고, 깃털을 뽑고 돌멩이를 던지는 등 사람들의 짓궂은 장난으로 정신이 혼미했지만, 인내심 하나만은 초자연적이었다.

노인이 반응을 보였을 때는, 사람들이 벌겋게 달군 인두로 옆구리를 지졌을 때뿐이었다.

 

노인은 놀라서 눈을 떴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노인은 신비한 언어로 고함을 지르며 날개를 몇 번 퍼덕거렸다.

그러자 회오리바람 일면서 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공포의 돌개바람이 불었다.

그 이후로는 사람들은 노인을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잠자코 있는 노인은 은퇴한 영웅이 아니라 휴화산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무렵, 카리브해에서 건너온 유랑극단이 있었다.

그 가운데는 거미로 변해버린 여자가 있었다.

입장료도 천사보다 저렴했고, 말도 통했다.

그녀는 부모 몰래 춤추러 나갔다가, 천둥과 번개를 맞아 그만 거미로 변해버렸다.

 

 

'거미 여인'이 인기를 끌자 천사는 자연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큰돈을 번 펠라요 부부는 발코니에 정원까지 딸린 이층 저택을 지었다.

펠라요는 사표를 냈고, 엘리센다는 비싼 비단 구두와 드레스를 장만했다.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 아이는 닭장 안에 들어가서 놀았다.

천사는 다른 사람에게 그랬듯이, 아이의 갖가지 장난질도 잘 참고 견뎠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갔을 무렵, 천사의 깃털은 거의 다 빠졌다.

천사는 곧 죽을 것 같았지만 혹독한 겨울을 이겨냈고, 봄이 되자 건강도 좋아진 것 같았다.

십이월 초순에는 날개에서 크고 단단한 깃털이 다시 돋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아침 엘리센다가 창밖을 내다보자, 천사가 거대한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올랐다.

마을을 벗어나는 천사를 보았을 때, 엘리센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천사는 걱정거리가 아닌, 수평선 너머 상상의 한 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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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클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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