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 정직한 농사꾼의 딸이었던 복녀가, 가난에 시달리다 매춘을 하며 타락해 가는 과정.
<작가>
김동인 1900 ~ 1951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등재자. 소설가. 문학의 예술성과 독자성을 바탕으로, 근대문학의 확립에 기여했다.
작품: <광염 소나타>, <감자>, <배따라기>, <광화사>, <붉은 산>
줄거리
모든 비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 복녀 부부는 평범한 농민이었다. '복녀'는 가난하지만, 정직한 농가의 딸로 반듯하게 자란 처녀였다. 그녀는 열다섯 살에 80원에 팔려, 스무 살이나 많은 동네 홀아비에게 시집을 갔다.
그러나 복녀의 결혼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남편의 집안은 원래 상당한 농군이었지만, 남편 대에 이르러 대부분의 재산을 탕진했다. 복녀를 사 온 80원은 그에게 남은 마지막 돈이었다. 복녀의 남편은 극도로 게을러서 소작 일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 결국, 동네에서 소작을 못 얻을 만큼 인심을 잃었다.
복녀는 결혼 한 뒤, 몇 년간은 친정의 도움으로 살았지만, 남편은 장인에게도 신용을 잃었다. 게으름에 화가 난 복녀가 남편을 다그쳤지만, 그의 게으름은 고쳐지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은 물론이고 처가에서조차 인심을 잃게 되자, 복녀 부부는 마침내 평양성 칠성문 밖 빈민굴로 쫓겨나게 되었다.
그곳에서도 복녀 부부는 가장 가난했다. 빈민굴 사람들의 생업은 거지였고, 부업으로 도둑질과 매음을 일삼았다. 복녀는 열아홉 살에 얼굴도 예뻤지만, 반듯하게 자란 그녀는 그런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가난했고, 굶는 일이 흔했다.
그러던 중, 관청에서 칠성문 밖 빈민굴의 여인들을 송충이 잡는 인부로 쓰게 되었다. 복녀는 열심히 송충이를 잡았지만, 일은 안 하고 감독들과 노닥거리는 여자들이 돈은 더 많이 받아갔다. 왜냐하면 그녀들은 감독에게 매춘(성매매)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복녀 역시 감독의 눈에 들어 매춘을 시작했다.
복녀의 인생관은 그때부터 변하였다. 처음엔 자신의 도덕관에 반하는 일이라 갈등했지만, 하다 보니 못 할 일도 아니었다. 그녀는 힘든 일도 안 하고, 돈도 더 받고, 빌어먹는 것보다 점잖은 이 일이 좋았다. 이제 그의 부부는 궁색하지 않았고, 분을 바르는 복녀의 얼굴은 더욱 예뻐졌다. 남편은 복녀가 돈을 벌자 매우 좋아했다.
가을이 되자, 빈민굴의 여인들은 중국인의 채소밭에서 감자나 배추를 도둑질해 오곤 했다. 복녀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밤 중국인, '왕 서방'의 밭에서 감자를 훔치던 복녀는 그만 그에게 들키고 만다. 왕 서방의 마음에 든 복녀는 그날부터 그에게 매춘을 하면서 돈을 번다. 남편은 왕 서방의 방문을 환영했고, 그가 돌아간 뒤에 부부는 돈을 놓고 기뻐하였다. 복녀 부부는 이제 빈민굴의 부자였다.
봄이 되자, 왕 서방은 돈 100원을 주고 한 처녀를 신부로 사 왔다. 첫날밤, 질투심에 눈이 먼 복녀는 하얀 분을 바르고 왕 서방의 신방으로 쳐들어갔다. 그녀는 자기 집으로 가자며 왕 서방을 낫으로 위협하고, 신부에게는 발길질을 해댔다. 그러자 왕 서방과 복녀의 몸싸움이 시작됐고, 난투극 끝에 복녀는 낫에 찔려 죽고 만다.
한밤 중, 복녀의 시체 주변으로 왕 서방과 복녀의 남편, 한의사가 둘러앉았다. 왕 서방은 복녀의 남편과 한의사에게 말없이 돈을 건네주었다. 다음날, 복녀는 뇌일혈로 죽었다는 한의사의 진단으로 공동묘지로 실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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