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 친일파였다 열렬한 친미파가 된 기회주의자, 박 선생의 이기적이고 속물적인 삶.
<작가>
채만식 1902 ~ 1950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등재자. 소설가. 193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문학가. 일제강점기의 불안한 사회를 배경으로 지식인의 불우한 삶을 풍자한 소설을 썼다.
작품: <탁류>, <태평천하>,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민족의 죄인>
줄거리
'박 선생님'은 참 이상한 선생님이었다. 얼굴에 사나움이 줄줄 흐르는 박 선생은 키가 작고 머리는 커 뼘박, 대갈장군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박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혈서로 지원병에 자원했지만, 키가 작아 낙방하고는 땅을 치고 울었다고 한다.
반면, '강 선생님'은 키가 크고 온순한 성격에 장난을 잘 치고 잘 웃었다. 박 선생과 강 선생님은 만나기만 하면 싸웠다. 주로 장난기가 많은 강 선생님이 키 작은 박 선생을 놀렸다. 그러면 뼘박, 박 선생은 앙칼지게 사나움으로 응수했다.
일제강점기, 우리 학교에서도 국어는 일본어였고, 조선말은 한마디도 못쓰게 했다. 우리는 공적인 장소에서는 일본말을 했지만, 집에 돌아가면 조선말을 사용했다. 학교에서 조선말을 하다 걸리면 혼이 났지만, 가장 심하게 혼내는 사람은 '뼘박'이었다. 한 번은 친구와 싸움을 하다가 뼘박한테 걸린 적이 있다. 뼘박은 조선말로 쌈을 한다며 우리들을 구둣발로 걷어차고 뺨이 붓도록 따귀를 때렸다.
하지만 강 선생님은 수업 시간이 아닐 경우, 일본어를 쓰지 않아도 나무라지 않았다. 심지어 교장이 없는 곳에서는 강 선생님은 조선말을 하였다. 우리가 왜 국어(일본어)를 사용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강 선생님은 국어가 서툴러서 그렇다고 에둘러서 말했다.
해방이 되고, 그 이튿날이었다. 뼘박은 일본은 절대로 전쟁에 지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 대단한 일본은 지고 항복까지 했다. 교장과 두 일본 선생, 뼘박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그때 6학년인 사촌 언니, 대석이가 뼘박을 향해 천황 폐하가 항복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뼘박은 화를 내며 그 큰 눈을 부라렸다. 당찬 대석 언니는 바로 '천황폐하 망할 자식!'이라고 소리쳤다. 교장과 일본 선생들은 못 들은 척했다.
그때 강 선생님이 뛰어와서 조선의 독립을 알렸다. 강 선생님은 일본 선생들 앞에서, 조선인의 피를 빨던 왜놈들이 쫓겨 갔다고 소리치며, 교장에게 일본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 뼘박에게는 혈서까지 썼으면, 일본에서도 충신이니 일본으로 가라고 욕을 퍼부었다.
강 선생님은 뼘박에게 태극기를 그려서 만세를 같이 부르자고 했다. 뼘박은 조용히 태극기를 그리기 시작했고, 그 뒤로 강 선생님과 뼘박은 사이가 좋아졌다. 이제 뼘박은 수업 시간마다 해방 전, 그렇게 찬양하던 일본을 욕했고, 조선의 역사와 문화의 우수성을 이야기해 주었다.
한편으로 뼘박은 열심히 영어를 공부해서, 미군이 들어오자 통역을 하러 다녔다. 이제 뼘박은 미국 양복을 얻어 입고, 미국 담배를 얻어 피우고, 미국 통조림과 과자를 얻어먹었다. 해방 이후 강 선생님은 교장이 되었고, 다시 뼘박과 사이가 나빠졌다. 뼘박이 미국 담배를 피우자, 교장인 강 선생님은 주접스럽게 미국 담배를 얻어 피운다며 뼘박을 비난했다.
그러나 강 선생님은 교장이 된 지 1년 만에 빨갱이로 몰려 파면을 당했다. 사람들은 뼘박이 강 선생님을 모함했고, 강 선생님은 빨갱이가 아니라고 했다. 강 선생님이 파면당한 후, 뼘박이 교장이 되었다. 뼘박은 이제 미국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조선은 미국 덕에 해방이 되었으니, 미국을 최고로 고맙게 여기고 순종하라고 했다. 우리는 뼘박에게 미국에도 천황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뼘박은 미국엔 천황보다 더 훌륭한 '돌멩이'라는 양반이 있다고 했다.
해방 전에 뼘박은, 천황은 우리 조선 사람들을 일본 사람들처럼 사랑한다고 했다. 우리는 돌멩이라는 어른을 위하여, 기미가요(일본 국가) 대신 돌멩이 가요를 불러야 하나 보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뼘박 박 선생님은 참 이상한 선생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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